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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실적은 목포대, 계획은 순천대?…‘1.3점 의대 심사’가 답해야 할 것

교육부 평가 목포대 A·순천대 C…방식 달라도 ‘실행력·지속가능성’은 공통 잣대 입력 2026-09-04 18:56:53 조회 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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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광주 국립의대 후보대학 선정을 둘러싼 논란이 교육계를 넘어 정치권과 지방자치단체, 시민사회로 확산하고 있다. 논란의 핵심은 단순히 국립목포대학교가 탈락했다는 데 있지 않다. 교육부의 공식 성과평가와 국립의대 심사가 불과 두 달 사이 서로 다른 결과를 내놓았는데도, 그 차이를 납득시킬 설명이 충분하지 않다는 데 있다.


교육부가 지난 6월 공개한 ‘2026년 특성화지방대학(글로컬대학) 성과평가’에서 목포대는 A등급을 받았다. 교육부는 목포대에 대해 “대형 국책과제 수주, 연구센터 확충 등 성과”를 주요 평가의견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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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순천대는 C등급이었다. 교육부 공식 문서에 적힌 평가의견은 “핵심성과 지표 달성 미흡, 성과창출의 지속가능성 미흡”이다. 


두 등급을 단순한 대학 서열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목포대는 2024년 선정 대학을 대상으로 사업 추진 과정과 성과를 점검하는 연차평가를 받았고, 순천대는 2023년 선정 이후 3년간 혁신계획 이행 정도와 누적 성과를 살피는 동행평가를 받았다. 평가 시점과 방식이 다른 만큼 A와 C만으로 대학의 종합 경쟁력이나 의대 설립 역량을 직접 비교할 수는 없다.


그러나 두 평가를 완전히 무관한 것으로 밀어내는 것 역시 설득력이 부족하다. 연차평가와 동행평가 모두 대학이 제시한 계획을 얼마나 충실하게 실행했는지, 성과를 지속할 역량을 갖췄는지를 살핀다. 대규모 재정과 조직, 시설, 인력을 장기간 운영해야 하는 국립의대 설립에서도 실행력과 지속가능성은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요소다.


더욱이 국립의대 심사의 당락을 사실상 가른 것은 현재 보유한 시설이나 교수진이 아니라 ‘앞으로 교수를 어떻게 확보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의대 후보대학 심사에서 순천대는 89.15점, 목포대는 87.85점을 받았다. 최종 격차는 1.30점이었다. 의대 신설 추진체계는 두 대학이 각각 9.33점으로 같았고, 교육시설 확보계획에서는 목포대가 18.57점으로 순천대의 18.22점보다 0.35점 앞섰다.


교육병원 확보계획에서는 순천대가 0.17점, 의대와 교육병원의 역할·책임에서는 0.31점 앞섰다. 결정적인 차이는 교원 확보계획에서 나왔다. 순천대 21.72점, 목포대 20.55점으로 1.17점이 벌어졌다. 최종 격차 1.30점의 약 90%가 이 항목 하나에서 발생한 것이다. 


그렇다면 심사기관은 답해야 한다. 순천대의 교원 확보계획이 목포대보다 우수하다고 판단한 구체적인 근거는 무엇인가. 교수 참여 의향과 의료기관 협력 약속은 어느 수준까지 확인됐으며, 재원과 채용 일정, 법적 구속력과 실제 이행 가능성은 어떤 자료를 통해 검증했는가.


계획서가 구체적이었다는 설명만으로는 부족하다. 계획은 얼마든지 장밋빛으로 작성할 수 있지만 국립의대는 계획서의 문장이 아니라 교수와 병원, 예산과 시설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 평가에서 실행성과를 인정받은 대학이 미래 실행계획에서 밀렸다면, 그 판단에는 일반적인 평가보다 더욱 구체적인 검증과 설명이 따라야 한다.


심사 절차에도 의문이 남는다. 전남연구원은 8월 26일 심사 전담기관 지정 통보를 받고 절차에 착수해 29일 본심사를 진행했다. 심사위원은 비호남권 의료·재정 전문가 8명으로 구성됐고, 이해충돌 여부 확인과 분야별 최고·최저점 제외 방식도 적용됐다. 형식적인 공정성 장치는 마련된 셈이다.


그러나 형식적 절차가 내용의 충실성까지 자동으로 보장하지는 않는다. 목포대는 방대한 계획서를 검토하고 36년간 이어진 지역 숙원의 향방을 판단하기에 심사 기간과 발표·질의응답 시간이 충분했는지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분야별 점수와 심사위원 구성은 공개됐지만, 왜 특정 계획이 더 실현 가능하다고 판단됐는지 보여주는 세부 평가의견과 증빙자료 검증 결과는 충분히 설명되지 않았다. 작은 점수 차일수록 결과만 공개할 것이 아니라 그 점수가 만들어진 이유를 더 세밀하게 밝혀야 한다.


목포대의 A등급이 국립의대 유치를 보장하는 자격증은 아니다. 순천대의 C등급 또한 의대 후보에서 배제돼야 할 결격사유가 아니다. 문제는 교육부 평가에서 확인된 대학별 실행성과와 지속가능성이 의대 심사에서 어떻게 고려됐는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목포대는 교육부에 이의를 제기하고 선정·추천처분 취소를 위한 법적 대응에 착수했다. 서남권 정치권과 지자체, 시민단체도 심사자료 공개와 재검증을 요구하고 있다. 일부 시민단체는 심사위원들을 고발했다. 다만 현재 제기된 위법·부실심사 의혹은 수사나 재판을 통해 확정된 사실은 아니다.


이번 논란이 동부권과 서부권의 소모적인 지역대결로 흘러가서는 안 된다. 설명 책임은 두 대학 가운데 하나를 선택한 전남광주통합특별시와 심사를 수행한 전남연구원에 있다.


통합특별시는 목포와 서남권에 대학병원급 의료 인프라를 확충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사후 지원대책이 심사 과정의 공정성과 정당성을 대신할 수는 없다. 지원책은 지원책이고, 1.3점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밝히는 일은 별도의 책임이다.


순천대 선정 결과를 존중해 달라고 요구하려면 먼저 지역사회가 그 결과를 존중할 수 있는 자료를 내놓아야 한다. 두 대학의 계획서와 세부 판단 근거, 교원·병원 확보계획의 검증자료를 개인정보와 영업비밀을 제외한 범위에서 공개해야 한다.


1.3점은 설명을 생략해도 될 만큼 큰 차이가 아니다. 오히려 36년의 기다림과 서남권 주민의 생명권을 가른 점수이기에 더욱 무겁고 투명하게 설명해야 한다.


실행성과는 목포대가 앞섰고, 의대의 미래 계획은 순천대가 앞섰다는 두 장의 평가표. 지금 필요한 것은 결과를 믿으라는 주문이 아니라 그 반전을 납득시킬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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