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안일보 박조헌 기자]광주 군공항의 무안 조기 이전을 주장한 송영길·박선원 국회의원을 향해 무안 범군민위원회(위원장 박문재)가 국회를 찾아 강력히 항의했다. 범군민위는 국가와 지방정부의 지원 약속을 이행하라는 요구를 무리한 조건처럼 다루고, 인구 규모까지 비교하며 이전 수용을 요구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두 의원의 공개 사과와 관련 주장 철회를 촉구했다.

광주 군공항 무안 이전 대응 범군민위원회(이하 범군민위)는 20일 국회를 찾아 먼저 지역구 서삼석 의원실을 방문했다. 범군민위는 입장문을 전달하고 군민의 정당한 요구와 결정권이 보장될 수 있도록 국회 차원의 역할을 당부했다.

이어 송영길 의원실과 박선원 의원실을 차례로 방문해 항의 입장문을 전달했다. 두 의원의 조기 이전 주장과 관련 발언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히고, 공개 사과와 주장 철회를 요구했다.
마지막으로 무안 출신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인 서미화 의원의 의원실을 찾아 지역의 우려와 요구사항을 설명하고 국회와 당 차원의 관심과 역할을 요청했다.
범군민위는 입장문에서 “국회의원의 개인적 주장으로 무안군민을 흔들지 말라”며 주민의 안전과 국가의 약속, 군민의 결정권에 앞선 ‘조기 이전’ 추진에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번 항의는 지난 5일 송영길·양부남 의원이 공동 주최한 국회 토론회에서 무안국제공항 활주로의 민·군 공동 사용을 통한 조기 이전 방안이 제시되고, 15일 박선원 의원이 방송에서 무안군의 지원 요구를 비판한 데 따른 것이다.
박 의원은 KBS광주 라디오 인터뷰에서 군 전력을 서산·충주·예천 등에 임시 분산배치하기보다 무안으로 직접 이전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1조원 지원과 선결조건 요구를 거론하며 다른 지역 주민들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겠느냐고 반문하고, 무안군민들이 넓은 안목으로 이전을 환영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범군민위는 이러한 발언이 군공항 이전에 따른 부담을 감당해야 할 주민들에게 수용을 압박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며 반발했다. 다른 지역의 부담을 덜기 위해 무안군민이 먼저 희생해야 한다는 논리는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1조원 지원은 무안군이 일방적으로 내건 금전 요구가 아니라 지난해 12월 17일 대통령실 주관 6자 협의체 공동발표문에 담긴 공식 약속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당시 합의에는 무안군에 대한 1조원 규모 지원과 첨단산업 기반 조성, 광주공항 국내선의 무안 이전 지원 등이 포함됐다.
범군민위는 “국가가 문서로 약속한 것을 지키라는 당연한 요구를 ‘돈부터 내놓으라는 흥정’으로 둔갑시킨 것은 명백한 사실 왜곡이자 무안군민에 대한 모독”이라고 비판했다. 약속 이행을 요구하는 주민들의 목소리를 지역 이기주의로 취급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박 의원이 무안 인구 약 9만5천명을 거론하며 다른 군공항 소재 지역과 비교했다는 점에도 강하게 항의했다. 범군민위는 인구 규모가 주민의 생명과 안전, 소음 피해와 재산권 보호의 가치를 판단하는 기준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수십 년간 전투기 소음과 각종 규제를 감당해야 할 주민들에게 인구수를 들어 이전 수용을 요구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박 의원에게 발언 철회와 공개 사과를 촉구했다.
활주로 공동 사용을 통한 조기 이전 방안의 실현 가능성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송영길 의원은 임시 분산배치에 따른 시간과 비용 부담을 줄이고 광주 군공항 부지의 반도체 산업단지 조성을 앞당기기 위해 무안공항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 5일 토론회에서는 기존 활주로를 우선 공유하고 격납고·정비시설 등 부대시설을 단계적으로 건립하는 구상이 제시됐다.
반면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은 지난 14일 시의회 시정질문에서 민·군 공항 동시 사용 방안을 검토했으나 실현이 가능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기존 활주로를 활용한 조기 이전 가능성을 놓고 송 의원의 주장과 통합시의 검토 결과 사이에 견해차가 드러난 것이다.
범군민위는 활주로 공유 구상에 대해 항공 안전과 군사작전, 소음·환경 피해에 대한 검증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특히 12·29 여객기 참사의 아픔이 남아 있는 무안공항에서 안전보다 속도를 앞세우는 논의는 희생자와 유가족, 지역 주민의 상처를 다시 건드릴 수 있다며 송 의원에게도 관련 주장 철회와 사과를 요구했다.
군공항 이전 수용 여부를 판단할 군민의 결정권도 강조했다. 범군민위는 “군민의 결정을 앞질러 이전을 기정사실화하지 마라”며 주민투표에 앞서 이전을 확정된 일처럼 전제하거나 군민에게 환영을 요구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정부를 향해서는 ▲광주 민간공항 선이전 ▲1조원 규모 지원 ▲국가 차원의 획기적인 인센티브 등 3대 요구조건의 구체적인 이행계획을 주민투표 전에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재원 조달방안과 이행 일정, 책임 주체를 명확히 제시해 군민이 충분한 정보를 바탕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범군민위는 이재명 대통령의 ‘특별한 희생에는 특별한 보상’ 원칙을 거듭 강조하며, 무안군민은 정치권의 일방적인 결정에 따라 희생을 강요받는 대상이 아니라고 밝혔다. 또한 군민의 정당한 요구를 왜곡하거나 무안과 광주 주민 사이의 갈등을 키우는 언행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약속의 실체 없이 군민에게 결단만 강요하는 것은 순서가 거꾸로 된 것”이라며 “국가의 약속이 온전히 지켜질 때까지 군민의 뜻을 하나로 모아 끝까지 싸워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