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안일보=박조헌 기자] 광주 군공항 이전을 둘러싼 정부와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약속이 7개월째 구체적인 실행 단계로 이어지지 않으면서 무안군의회가 강력한 경고에 나섰다.
무안군의회 임윤택·양영복·이준회·정은경·김원중·이호성·박창석·정소혜 의원 등 8명은 28일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정부와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 무안군민에게 약속한 광주 군공항 이전 3대 선결조건의 구체적인 이행 로드맵을 즉각 제시하라고 촉구했다.
의원들은 특히 광주 군공항 종전부지가 반도체 클러스터로 전환되면서 기존 ‘기부 대 양여’ 방식의 사업 구조가 사실상 흔들리고 있다며, 이에 따른 재원 조달 방안과 무안 지원 대책을 원점에서 다시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6자 협의체 공식 약속…이행 일정과 재원은 '감감무소식'
지난 2025년 12월 17일 대통령실 주관으로 열린 6자 협의체 공동발표문에는 무안군이 제시한 핵심 요구사항인 ▲광주 민간공항의 무안국제공항 선(先) 이전 ▲정부와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1조 원 규모 지원 ▲국가 차원의 획기적인 인센티브 제공이 공식 약속으로 명문화됐다.
그러나 무안군의원들은 공동발표 이후 현재까지 사업별 추진 일정이나 재원 조달 계획, 담당 기관별 역할 등이 담긴 구체적인 이행 방안이 제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성명서에는 3대 요구조건을 “10만 무안군민에게 약속한 최소한의 전제조건”이라고 규정하고, 일정과 재원이 담긴 실행 방안을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 담겼다.
"광주는 반도체 도약…무안은 희생만 떠안을 수 없다"
가장 큰 쟁점은 광주 군공항 종전부지의 개발 방향이 반도체 클러스터로 변경됐다는 점이다.
기존 군공항 이전 사업은 종전부지를 개발해 발생한 이익으로 새로운 군공항 건설 비용을 충당하는 '기부 대 양여' 방식을 전제로 추진돼 왔다. 하지만 종전부지가 국가 주도의 반도체 산업 거점으로 전환될 경우 개발 주체와 사업 방식, 수익 구조, 재원 조달 방식에 근본적인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것이 의원들의 주장이다.
의원들은 "종전부지가 반도체 클러스터로 전환되면서 사업의 전제였던 기부 대 양여 방식의 재원 구조에 근본적인 변동이 발생했음에도 이를 대체할 지원 방안은 마련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광주가 첨단산업 도약의 기회를 얻는 동안 무안이 소음과 환경 훼손, 개발 제약이라는 희생만 떠안는 구조는 결코 수용할 수 없다"며 "특별한 희생에는 반드시 특별한 보상이 따라야 한다"고 못 박았다.
광주에는 반도체 산업과 대규모 투자, 일자리 창출이라는 개발이익이 돌아가는 반면 군공항 이전 예정지에는 항공기 소음과 환경 피해, 재산권 제한이 집중되는 불균형 구조를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통합특별시의회 성명 환영…"이제 남은 것은 실행"
무안군의원들은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회가 같은 날 성명을 통해 "무안군민이 체감할 수 있는 지원책을 먼저 제시해야 한다"고 밝힌 데 대해서는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통합특별시의회가 무안군의 3대 선결조건을 단순한 지역 이기주의나 일방적인 요구가 아닌, 공동합의 과정에서 보장돼야 할 정당한 권리로 인정했다는 점에서 문제 해결의 올바른 출발점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통합특별시의회가 자임한 '보증인' 역할이 정치적 선언에 그쳐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무안군의원들은 무안에 약속된 인센티브와 지원 대책을 실제 조례와 예산에 반영하고, 향후 지방정부나 정치 상황이 바뀌더라도 약속이 흔들리지 않도록 제도적 담보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민간공항 이전 일정·1조 원 대안·국가산단 지정 요구
이날 의원들이 정부와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 요구한 사항은 크게 네 가지다.
첫째, 정부는 광주 민간공항의 무안국제공항 이전 일정을 즉시 확정해야 한다.
둘째, 정부와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종전부지 개발이익 구조의 변화를 반영해 기존 1조 원 규모 지원 대책을 실현 가능한 방식으로 전면 재설계해야 한다.
셋째, 정부는 국가산업단지 지정과 기업 유치, 지역 일자리 창출 등 무안군민이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사업과 예산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넷째,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회는 무안군에 약속된 지원책이 실제로 이행될 수 있도록 관련 조례 제정과 예산 반영 등 제도적 담보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조건 이행하면 열린 논의…동의 없는 강행에는 단호히 대응"
무안군의원들은 군공항 이전 자체를 무조건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공식적으로 약속한 전제조건이 먼저 이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의원들은 "3대 선결조건이 이행된다면 열린 자세로 논의에 임할 것"이라면서도 "군민의 동의 없이 이전 절차가 강행된다면 10만 무안군민과 함께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성명은 광주 군공항 이전 논의의 무게중심을 단순한 이전 찬반에서 '정부 약속의 선이행'과 '무안군민의 희생에 대한 제도적 보상'으로 옮겨놓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정부와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공동발표문에 명시한 약속을 구체적인 일정과 사업, 예산으로 증명하지 못할 경우 군공항 이전 논의는 무안군민의 강한 저항과 불신에 직면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