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발행인 칼럼] “서남권은?” 통합특별시가 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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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발행인 박조헌 작성일 26-08-30 16:32 댓글 0본문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국립의대 신설 단일 후보대학으로 순천대가 선정됐다는 보도가 나온 뒤, 무안군소상공인연합회 정진 회장은 자신의 SNS에 짧은 글을 남겼다.
“경제·의료는 순천동부, 행정은 광주, 서남권은?”
특정 지역을 비난하거나 순천대 선정 결과를 부정하는 주장은 아니었다. 그러나 마지막에 남겨진 “서남권은?”이라는 물음은 목포·무안·신안 등 서남권 주민들이 느끼는 상실감과 불안을 압축적으로 담고 있었다.
이 글의 중심은 한 줄을 남긴 사람도, 이를 인용한 필자도 아니다. 통합 이후 서남권의 역할과 미래를 묻는 시민들이다.
먼저 사실부터 정확히 볼 필요가 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전국 의료전문가 8명의 서류·발표심사를 거쳐 순천대를 국립의대 단일 후보대학으로 선정했다. 순천대는 89.15점, 목포대는 87.85점으로 점수 차는 1.3점이었다.
객관적인 절차를 거쳐 내려진 결정이라면 결과는 존중해야 한다. 동부권 주민들이 기울여온 노력과 의료 수요도 인정받아야 한다. 경쟁은 선정까지여야 하며 이제는 국립의대 신설을 위해 지역의 역량을 모아야 한다.
다만 1.3점의 차이가 목포대와 서남권의 의료·교육 역량까지 부정하는 근거가 될 수는 없다. 미선정 대학의 강점을 통합특별시 의료체계 안에서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가 새로운 과제로 남았다.
순천대 선정이 국립의대 신설의 최종 확정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정부 검토와 정원 확정, 의학교육 평가·인증, 교수진과 교육시설 및 교육병원 확보 등 여러 후속 절차가 남아 있다.
경제와 행정 역시 한 줄의 문장만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 무안군 현경면 일원 약 105만 평은 분산에너지 특화 국가산단 후보지로 지정됐다. 조직개편안도 광주청사는 기획·정무, 무안청사는 예산·행정·균형발전·농수산, 동부청사는 산업·투자 중심으로 기능을 나누고 있다.
그럼에도 “서남권은?”이라는 질문이 힘을 얻는 이유는 시민이 체감하는 것이 계획서의 표현이 아니라 실제 조직과 인력, 예산과 결정권이기 때문이다. 국가산단 역시 정식 지정과 기반시설 조성, 기업 유치와 실제 투자로 이어져야 비로소 일자리와 지역경제 효과를 낼 수 있다.
순천의 성취를 깎아내린다고 서남권의 미래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결과를 존중하라는 요구가 서남권의 상실감과 의료공백에 침묵하라는 뜻이어서도 안 된다.
서남권은 섬과 농어촌이 넓게 분포해 응급·중증환자의 장거리 이송과 필수의료 인력 부족을 겪어왔다. “서남권의 의료안전망을 어떻게 구축할 것인가”라고 묻는 것은 지역 이기주의가 아니라 생명과 안전에 관한 정당한 요구다.
특별시는 미선정 대학과 지역의 의료·교육·연구 발전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전담 TF를 즉시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대학병원급 의료인프라를 확충하고 목포대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방침도 내놨다.
TF 구성은 필요한 조치다. 그러나 TF는 답이 아니라 답을 만들기 위한 출발점이다. ‘대학병원급 의료인프라’와 ‘파격적 인센티브’가 정책이 되려면 기관의 형태와 운영 주체, 입지와 규모, 예산과 추진 시기가 제시돼야 한다.
특별시는 우선 서남권 의료지원 로드맵을 공개해야 한다. 대학병원 분원이나 국·시립 의료원 등 거점의료기관의 형태와 병상 규모, 응급·심뇌혈관·중증외상·소아·분만 등 필수의료 기능을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
목포대에는 의생명 연구와 의료인력 교육, 순천대 국립의대와 연계한 공동교육·연구 및 임상실습 기능을 배치해야 한다. 전담 TF에도 목포대와 서남권 지방정부, 의료계와 시민사회가 실질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무안청사에는 주청사라는 명칭에 걸맞은 핵심 인력과 예산·정책 결정권을 부여해야 한다. 무안 국가산단 후보지도 정식 지정과 앵커기업 유치, 실제 일자리 창출로 연결해야 한다.
공정한 심사가 후보대학을 결정했다면 이제 공정한 배분으로 통합의 가치를 증명할 차례다.
순천대 국립의대가 성공하고 서남권에는 대학병원급 의료안전망이 구축되며, 무안청사가 실질적인 권한을 갖고 국가산단이 기업과 일자리로 채워지는 것. 이것이 동부권의 성취와 서남권의 미래가 함께 가는 통합이다.
“경제·의료는 순천동부, 행정은 광주, 서남권은?”
이 한 줄은 결론이 아니라 통합특별시가 정책으로 답해야 할 시민의 질문이다. 그 답은 위로나 구호가 아니라 병원과 조직, 기업과 일자리, 예산과 일정이어야 한다.
‘서남권은?’이라는 물음에 “서남권도 함께 간다”고 자신 있게 답하고 로드맵을 제시할 수 있을 때, 비로소 통합은 시민의 삶 속에서 완성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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